사회의 자생적 질서의 구성 요소
인간 집단에서 협력은 의도적 조직과 자생적 질서, 이러한 두 종류의 질서에 의존한다. 모든 자유로운 사회 속에서 인간 집단은 특정 목적의 달성을 위해 조직 속에서 결합하고 있지만, 협력들은 자생적 질서에 의해 성취된다.
위대한 사회 내의 조직 가운데 매우 특수한 지위를 차지하는 소위 정부는, 우리가 사회라고 부르는 자생적 질서가 정부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수긍하더라도, 이러한 질서를 위한 최소한의 규칙이 강제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의 역할은 공장의 생산과 보다는 관리과와 비슷한데, 때로 자생적 질서가 생산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자생적 질서의 규칙과 조직의 규칙
조직에 관한 규칙: 명령 부차적이며, 명령이 남겨 놓은 공백을 채울 뿐
자생적 질서를 규제하는 규칙: 목적과 독립되어 있으며, 구성원에게 적용되는 규칙이 다르지 않다.
현대 사회 구조가 지금처럼 엄청난 복잡성을 지니게 된 것은, 조직이 아닌 자생적 질서로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결과를 예상하고 만든 규칙이 아니라, 우연히 적절한 규칙을 채택했고, 이를 다른 곳에 전파한 것이다. 따라서, 현대 사회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계획을 따로 세워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며, 오히려 규제가 아닌 자생적 질서 형성을 위한 규칙의 개선과 보강으로써 복잡한 질서를 보존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두 종류의 규칙이 완전히 상이한 두 가지 법 개념을 위한 모델을 제시하였는가 하는 점을 알아볼 것인데, 이는 법과 자유를 분리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조화시킬 수 없었던 사람들 사이의 비교에 분명히 나타난다.
‘유기체’와 조직
사실 유기체는 자생적 질서의 일종이며, 유기체로부터 성장, 적응, 기능 같은 용어들을 빌려 썼으나, 유기체는 매우 특별한 종류의 자생적 질서이다. 사회의 자생적 질서와 구별되는 유기체의 특징은, 유기체 내에서는 대부분의 개별적 구성 요소가 고정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사회의 자생적 질서보다 구체적인 질서이며, 자생적 질서라는 사회 구조가 일반적으로 정신에 의해 재구축될 때, 이들은 감각에 의해 직관적인 인지가 가능하다.
반면, 조직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지적 능력을 발견한 당연한 소산이며, 구성주의적 합리주의가 지닌 일반적 태도의 당연한 소산이나, 구성주의는 조직을 통제할 수 있는 정신의 성장이나 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포괄적인 질서의 성장은 예견할 수 없는 것들에 달려 있다는 점과, 개인의 정신적 능력을 초월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자생적 질서를 창조하는 초인적인 자기 조직력에 달려있음을 간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