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의 개념
이 책의 중심개념은 인위적 질서와 성장된 질서라고 부르는 두 종류의 질서 개념을 구분하는 것이다.
신인동형동성설적인 사고방식에서 질서는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인 정렬로 해석되었으나,
이러한 권위주의적 해석은 질서란 오직 외적인 힘에 의해서만 창조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유래한다.
시장의 일반이론이 설명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내부적으로 형성된 균형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이러한 종류의 자생적 질서(성장된 질서)는 인위적인 질서와는 상이한 특성을 지닌다.
질서의 두 가지 근원
고대 그리스어로는 전쟁에 관한 질서와 같은 인위적 질서에서는 “taxis”,
공동체에서의 올바른 질서와 같은 자생적 질서에는 “kosmos”라는 단어가 있었다.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은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이 쉽게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질서는 감각이 아닌 구성 요소 간의 존재를 추적함으로써만
지성에 의해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생적 질서의 특징
자생적 질서의 복잡성과 추상성:
자생적 질서는 어떤 현인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의 사고가 지배할 수 있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또한, 추상적인 성격에 의해서만 설명되는 구성 요소 간의
추상적인 관계라는 체계로 구성되는 경우가 있어 그러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목적의 개념과 자생적 질서의 관계:
자생적 질서는 외부 권력자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므로, 이와 같은 질서는 목적을 가질 수 없다.
그러나 목적이라는 말이, 질서 내에서의 활동이 그 질서의 보존이나 회복을
보장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할 때는,
질서란 그 구성인자의 목적적인 행동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목적이라는 단어보다는 기능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