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에서의 자생적 질서
자연계에는 각 구성요소의 의도적인 배치가 아닌, 복잡한 질서에 관한 예가 허다하다.
예를 들면, 유기화합물의 천연 분자 조직에서 각 구성요소가 자라는 위치에 각 구성 분자를 배치함으로써
해당 유기화합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방식으로 정렬하게 하는 조건은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철판 위에 놓은 쇳조각이 밑에 놓인 자력선에 따라 스스로 정렬하는 일반적인 형태는 예견할 수 있지만,
자장을 결정하는 무수한 굴곡 가운데 어느 것에 따라 이러한 형태를 보일지는 예견할 수 없다.
이러한 유형의 일반적인 특성은 알려진 법칙에 의해 결정되지만,
특정한 상황에 의존하는 유형의 구체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확인할 수는 없다.
자생적 질서의 역할
자생적 질서는 각각의 구성 요소가, 수많은 상황에 스스로 적응한 결과이기 때문에,
삶, 정신, 사회라는 영역에서 마주치게 되는 고도로 조직된 현상 또는 필연적으로 복잡한 현상에서 특별한 중요성을 갖는다.
아래의 이유로 우리는 자생적 질서가 형성되는 힘에 의존함으로써 자생적 질서의 범위 확장이 가능하다.
1. 질서의 구체적인 출현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수많은 환경에 의존
2. 사회에서 모든 구성원이 가지는 지식이 한 인간에게 집중되지 않고, 각각의 구성원이 지닌 개별적 지식만을 이용
결과적으로 자생적 질서에 대한 통제력의 정도는 인위적 질서(‘taxis’)에 대한 통제력의 정도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며,
비록 어느 한 조직이 지향하는 질서가 완전히 달성될 수 없더라도, 이러한 자생적 질서 형성력에 대한 의존은
바람직하고 필연적이다.
자생적 질서의 성립 원인
앞서 자생적 질서는 주변 환경에 대한 구성 요소의 반응에 있어서 구성 요소들이
규칙을 준수함으로써 형성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성원의 행위에 있어서 모든 규칙성이 전체적인 질서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전형적인 예는 물리학의 엔트로피 법칙의 경우인데, 기체 분자의 성향을 “완전한 무질서”라는 용어로 설명하였다.
따라서, 각자의 환경 속에서 사건에 대한 개인의 반응은 전체 질서를 보장하기 위한
추상적 측면에서만 비슷하면 된다.